종군기자 Neil Mishalov의 1969년 2월의 인천사진
만 석 부 두
엄 태경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된다.
생선가시처럼 박힌 좁다란 철길 건너
물비린내가 찌들은 그곳에서는
기우뚱 서 있는 배들을 보며 표정 없이
떡밥을 뭉치는 얼굴이 있는 그곳에서는
킬킬대며 쏟아지는 오줌발을 향해
공장굴뚝이 탁한 침을 뱉는 그곳에서는.
흐릿하다.
詩에서 부두의 표정이 느껴진다.
잘 사는 동네는 아니지만 이 곳에도 사연을 묵힌 채
웅얼웅얼 삶에 기대어 사는이들이 있음을 얘기한다.
문득 이 시의 한 가운데에서
아카사카 촌 한국중공업 사택에서 신혼생활을 했던 시절이
부옇게 떠오르다 연기처럼 흩어진다.
내게 꿈 한 조각 서린 동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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