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진 개항장 일대, 다시 보듬는 눈길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17 16:07:59
그늘진 개항장 일대, 다시 보듬는 눈길 | |
근대사의 한켠을 조명하는 책들 연이어 출간 | |
연말 연초 인천, 특히 근대사 격동기의 주 무대였던 개항장 주변을 새롭게 조명하는 책들이 연이어 발간되고 있다. 왜일까? 책에 그 답이 있을 듯하다. “우리나라 통사에 있어 근대사 부분을 다룰 때에 대체적으로 인천 지역은 소외된 지역으로써 전반적인 가치평가를 받지 못했던 부분이 너무도 많았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비약적인 발전과 더불어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학의 활성화로 역사적 재평가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이종복) “한국의 근현대사는 극심한 변화의 연속이었다. 제국주의의 식민지화, 분단 그리고 본격적 산업화와 현대화는 불과 10여년 전의 풍경도 낯설게 만들고 있다. 새로운 공간들은 끊임없이 생산되고 소비되고 있으나 정겨운 장소들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흔적들을 끊임없이 지워버리는 방식의 개발은 지양되어야 하며 도시는 환경적으로, 그리고 역사와 문화적으로 지속 가능해야 한다.”(문화의 창 총서 편집위원회) ■ 인천 근대 개항장 역사 문화 들여다보기 ‘길 따라 건 물따라 1’(이종복) - 다인아트 사람은 누구나 정신적, 물리적 인생의 출발지에 대한 회귀본능을 지니고 태어났다. 이 책은 필자가 태어나고 자란 인천이라는 공간을 역사, 문화적 시각에서 살펴보고 자유분방하게 기록한 글이다. 이 책의 내용은 ‘길 따라 건물 따라’라는 주제를 두고 개항장 전반에 걸쳐서 인천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길을 걸으며 때로는 근데 건축물을 보면서 근대 개항도시 인천의 숨결을 맡아보게 하려는 의도에서 만들어진 책이다. 책 속의 자료들은 필자의 것을 주로 인용했으나 부득이하게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화도진도서관 향토자료실, 사진으로 보는 인천개항 백주년, 인천시 역사자료관의 도움도 받았다. 책의 뒤편에는 부록으로 ‘인천개항문화연표’와 ‘인천 건축연혁’이 달려있다. 필자 이종복은 인천 신포동 출생으로 성광방앗간(조선떡집) 대표이자 터진개 문화마당 ‘황금가지’ 대표를 맡고 있다. ■ 인천역사문화총서 시리즈 24∼31호 발간 - 인천시 역사자료관 올 들어 인천시 역사자료관이 인천역사문화총서 시리즈 24∼31호 8종을 발간했다. 이번에 발간한 총서는 '인천 개항장 풍경', '역주 한국이대항실세', '인천의 길과 시장', '조선시대 인천지역의 생원·진사시 합격자들', '역주 교동군읍지', '역주 선조강화선생일기', '인천역사 3호-인천경제의 재조명', '동북아 한인공동체와 삶'이다. 이중 '인천 개항장 풍경'과 '역주 한국이대항실세'는 개항기 및 근대기 인천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귀중한 자료이다. '인천 개항장 풍경'은 시와 소설 등의 문학작품과 여러 개인들의 기억을 중심으로 인천의 개항장 풍경을 복원하고 있다. 김소월, 김기림, 오장환, 염상섭, 주요섭, 이태준, 강경애 등 우리 문학을 대표하는 문학인들의 작품 속에 나타난 인천 개항장 풍경이 사실감을 띤다. 이 책에는 이채롭게도 일본인이 인천 개항장 건축물을 본 소회를 한시로 남긴 '인천잡시'가 수록돼 있다. ■ 문화의 창 예술총서 003 ‘만국공원의 기억’(인천문화재단) - 다인아트 인천문화재단이 ‘만국공원의 기억展’(2006.4)의 성과를 바탕으로 120년에 달하는 만국공원의 변천사를 돌이켜보면 인천과 한국이 겪은 한국 근현대사를 성찰하고 공원이 지니고 있는 역사, 문화유산으로서의 성격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삼고자 ‘문화의 창’ 예술총서 3권을 지난해 말 내놨다. 만국공원은 지금의 자유공원이다. 1888년에 조성된 이 공원은 한국 최초의 공원이라는 공원사적 의미도 적지 않지만 1883년 제물포 개항 이래 인천과 한국 근현대사의 중요한 현장이었기 때문에 역사·문화적 의의도 자못 큰 장소다. 만국공원은 지난 120년간 개항기에는 각국공원 혹은 만국공원, 일제강점기에는 서공원 등으로 불리다가 해방 이후 다시 만국공원으로 복원되어 지금은 자유공원이 되었다. 하지만 인천사람들의 귀와 입에는 만국공원이라는 이름이 더 친숙하다. 이 공원의 이름이 바뀌는 과정을 살펴보아도 파란만장했던 한국의 근현대사의 굴절을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풍부하고 희귀한 사진자료와 연표가 책에 담겨있다. 이 책을 통해 만국공원이 우리 시대의 문화를 창조하는 자원으로 재탄생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혜를 모을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손장원의 다시 쓰는 인천근대건축(손장원) - 간향미디어랩 개항이후 인천에 도착한 일본인, 중국인 및 유럽과 미국인들은 당시 자국에서 유행하던 스타일의 건축물을 그대로 자유공원 일대에 세웠다. 2000년대 이후 인천시는 황폐화된 구도심을 활성화하기 위해 근대건축물 복원을 포함한 여러 가지 계획을 쏟아냈다. 시의 계획이 그대로 실현되면 중구청 일대는 경제되살리기를 전제한 근대기의 모습으로 변모될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움직임이 과연 객관성을 담보하고 있는지, 이곳에 세워졌던 건축물에 대한 올바른 평가가 있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더구나 일반시민이나 건축가의 참여가 배제된 채 인문사회학자가 중심이 되어 복원사업의 타당성을 강조하다보니 건축물의 문화적 가치를 간과했다고 지적한다. 또 저자는 대다수의 문헌에 오류가 있음을 발견했고 새롭게 발간된 문헌들 가운데 일부가 과거의 오류를 그대로 인용함으로써 확대 재생산하고 있음에 경악했다. 이 책은 문헌상의 오류를 바로 잡고 인천근대건축물의 지평을 넓히기 위한 것이다. 저자는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건축물과 새로운 사실들을 찾아 수록했다. 이를 위해 신문기사, 사진자료 및 일제강점기에 발간된 관련문헌을 살폈고 근대건축물을 찾아 4년간 우리나라, 일본, 중국을 답사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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