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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이야기

魯無君子者면

by 형과니 2023. 3. 22.

魯無君子者면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24 09:25:28

 
 
魯無君子者면
 
 
오랜 옛날 종이가 없었던 시절 중국에서는 나무나 대나무 조각을 종이처럼 이용 글씨를 썼다. 이것이 목간이요 죽간이다. 그리고 이것들을 가죽끈으로 엮은 것이 책이다. 여기서 오늘날 한자의 冊(책)이라는 상형글자가 생겼다. 즉 冊은 글을 쓴 나뭇조각을 끈으로 엮어 맨 모양을 본뜬 글자이다.
 
이같은 목간이나 책은 중국의 진과 한나라때까지 이어졌다. 목간은 대개 나무 토막을 폭 1㎝ 길이 20∼30㎝ 두께 3㎜ 정도의 자 모양으로 잘라 여기에 먹으로 글씨를 썼는데 용도에 따라 치수가 달랐다. 이들 목간은 옛 기록으로만 알려졌다가 1899년 중국의 누란 유적지에서 처음 발굴됨으로써 실제로 어떤 형태였는지 알려지기 시작했다.
 
목간과 함께 대나무 조각으로 만든 죽간도 있었는데 죽간은 대나무통을 쪼개 기름끼를 빼고 푸른 겉껍질을 벗긴 다음 사용했다. 竹簡(죽간)의 簡은 ‘간단하다’든가 ‘편지’를 의미하나 원래는 대나무를 쪼갠 것을 뜻했다. 대(竹)쪽 사이(間)에 짧은 편지를 쓴데서 유래한다. 그러니까 목간은 다른 말로 목독 목첩이라 칭한다. 竹簡木牘(죽간목독)이라 함은 죽간과 목간을 합하여 이름이다.
 
그런데 목간과 죽간은 용도가 서로 달랐다. 목간은 죽간 보다 너비가 넓고 커서 공문서나 호적을 기록할때 사용했고 죽간은 주로 서적을 만드는데 이용했다. 그리고 길이도 일정치 않아서 긴 것은 경전과 법률 역사서적에 쓰였고 짧은 것은 효경이나 전기서를 적는데 쓰였다고 한다. 그러니까 이처럼 죽간의 길고 짧음은 서적의 중요성을 나타냈던 것이다.
 
계양산성의 발굴 현장에서 3∼4세기의 것으로 보이는 오각형의 목간이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논어의 ‘공야장(公冶章)’편에 나오는 ‘(魯無)君子者 斯焉取斯’ 등이 적혀 있었다고 한다. 공자께서 제자 子賤(자천)에 대한 말씀인데 ‘노나라에 군자가 없었다면 어디서 이만한 학덕을 터득했겠는가’라는 내용이다.
 
공자님의 군자론-땅속에 묻혀 있다가 1,800년후 나타나 오늘의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치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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