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숭아 이름표/월미도 [시] - 서봉석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25 04:51:44
복숭아 이름표/월미도 [시] - 서봉석
자유는
사람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새 에게도,
꽃에게도,
바다에게도 좋은 것이라서
출입금지 풀린 인천 월미도를 향해
자꾸만 행진하는 햇빛
봄 화장에 풀빛을 더하고
하늘보다 더 깊은 바람 속에서
떨림껓 숨겨온 벚꽃을
복숭아 이름표 처럼 달아준다
오랜만에 불러본 우리들의 성명 삼자
꼭 오십육 년만이다
앞섶이 환하다
벚길 따라 나선 일 학년 봄소풍,
꿀떡 삼키던 꿀떡의 기쁨
김빠져서도 달디달던 사이다
짭쪼롬 손맛 밴 통 김밥에 삶은 겨란
노랑돈 한 잎으로도 신 오른
그 아이를 찾아 간 꼭대기에서
가슴 가득 정겨운 소월미도
눈섶 아래고
불 없어도 훤칠한 팔미도 등대 너머
먼 바다로 뛰여 다니던
육 문 반 어린 것이
그렇게 보고 싶다고 안달하던
이다음의 그 얼굴이 되어 버린
지금 이 얼굴
빈 주름살부터 부끄럽구나
2006년 문예비전 9-10월호 통권42호에 발표
*초등학교 일 학년 첫 봄 소풍을 인천 월미도로 갔었는데 그 후 54년 간을 군사기지가 된 까닭에 출입해 보지 못했는데 지지난 해부터 접근 금지가 해제되어서 실로 오랜만에 들어 가보았다. 그 감회를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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