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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이름표/월미도 [시] - 서봉석

by 형과니 2023. 3. 23.

복숭아 이름표/월미도 [시] - 서봉석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25 04:51:44

 
 

복숭아 이름표/월미도 [] - 서봉석

 

 

자유는

사람에게만 좋은 게 아니라

새 에게도,

꽃에게도,

바다에게도 좋은 것이라서

출입금지 풀린 인천 월미도를 향해

자꾸만 행진하는 햇빛

봄 화장에 풀빛을 더하고

하늘보다 더 깊은 바람 속에서

떨림껓 숨겨온 벚꽃을

복숭아 이름표 처럼 달아준다

오랜만에 불러본 우리들의 성명 삼자

꼭 오십육 년만이다

앞섶이 환하다

벚길 따라 나선 일 학년 봄소풍,

꿀떡 삼키던 꿀떡의 기쁨

김빠져서도 달디달던 사이다

짭쪼롬 손맛 밴 통 김밥에 삶은 겨란

노랑돈 한 잎으로도 신 오른

그 아이를 찾아 간 꼭대기에서

가슴 가득 정겨운 소월미도

눈섶 아래고

불 없어도 훤칠한 팔미도 등대 너머

먼 바다로 뛰여 다니던

육 문 반 어린 것이

그렇게 보고 싶다고 안달하던

이다음의 그 얼굴이 되어 버린

지금 이 얼굴

빈 주름살부터 부끄럽구나

 

2006년 문예비전 9-10월호 통권42호에 발표

 

 

*초등학교 일 학년 첫 봄 소풍을 인천 월미도로 갔었는데 그 후 54년 간을 군사기지가 된 까닭에 출입해 보지 못했는데 지지난 해부터 접근 금지가 해제되어서 실로 오랜만에 들어 가보았다. 그 감회를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