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대, 공원길 풍경.....하나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4-04 15:42:29
세월이 흘러도
기억속에 선명하게 기억되는 사건들이 있다
아주 사소한 것이지만 분명하게 기억된다.....
그날 아침
초여름의 날씨답게 약간은 후덕지근한게 비라도 쏟아질듯한 날씨였다
오늘이구다.....
힘없이 밖으로 나가보니
벌써 동네 사람들이 집앞 공터에 모여 엄마와 무슨 얘기들을 하고있고
아버지는 옆집 식당아저씨와 금전관계를 매듭짓는지
돈을 주고받으셨다......
일요일 아침인데도
벌써 공원쪽으로 많은 사람들이 올라가고 있었다
아마도 아이들손을 잡고 가는것으로 보아
공원위 놀이터( 후에 수봉공원으로 이전 ) 엘 가나보다......
소방서 옆 우리집은 바로 공원초입길이 빤히 보이는곳이라
지나가는 사람구경하는 것도 쏠쏠한 재미였는데......
<어여와 콩국 먹어 !>
옆집 식당집 아주머니가 문을 열고 외친다
<형미식당>이란 간판을 단 옆집은 주메뉴가 각기우동....
국물만도 따로팔아 제고형들이 점심시간에 우르르 몰려와
북새통을 이룰정도로 맛도 좋은 식당이었다
그 진한 국물을 삶을때면
멸치 우리는 냄새가 우리집까지 스며들 정도였으니.......
콩국은 면이 유난히 굵고 커다란 얼음이 둥둥
<먼길 떠나니 어여 많이들 먹어>
식당 아주머니는 이사가는 옆집이 못내 안스럽고 서운했던지
자꾸 우리를 챙겨주시는것 같았다........
콩국을 먹으려 얼굴을 숙이는데
눈물이 핑 돌았다
홍여문
인성여고
자유공원위 소방서 망대
맥아더동상
팔각정
주마등처럼 여러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동내사람들이 주욱나와 계셨고
소방서 아저씨들도 몇분 나오셨다
누가 대절을 했는지 영업용택시가 한대 집앞에 서있었다
떠나가는 뒷모습을 보이기 싫어서일까
도착하는 그곳에 당당한 모습을 보이고 싶어서일까.....
눈물을 애써 참으며 뒷좌석에 올라탔다
동네사람들은 연신 손을 흔들었고 택시는 홍여문을 넘어갔다
뒤를 돌아봤다
홍여문이 멀어지고 있었다.....
시선을 뗄수가 없었다
인성여고 비탈길을 쏜살같이 내려가자
홍여문이 완전히 사라졌다....
70년대
초여름 어느날
내가 중구를 떠나오던날......
이제 중구는 나에게 추억이 되었다..
ps. 공원쪽에서 내려오다 소방서를 보면
소방서 오른쪽 모텔입구 건너 철학관.....분식집......간판집......이렇게 있더라구요
<형미식당>은 분식집, 우리집은 간판집........
글:내동일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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