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림극장을 지나며.......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5-03 07:59:33
눈을 떴다
넓은 평야가 보이고 기차의 차창사이로 이따금 보이던 농가들은 사라지고
빽빽히 들어찬 주택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기차는 <평택역>에 서서히 들어서고 있었다
주위의 친구들은 거의 자고있었다
어제 저녁 경주에서 우리를 태운 기차는 긴밤을 꼬박달려 경기도로 접어들었다
2박3일의 경주수학여행......
인천에서 5개중학교 학생들을 태운 25칸짜리 열차는 이제 임무를 마칠 시간이 다가온다
기차가 평택역을 서서히 움직일때
나는 다시 잠을 청하려했다
그때........
시야에 들어오는 건물 <평택극장>.....
선자세로 사격 포즈를 취한 주인공의 영화간판......
<워킹톨>이었다!
얼마전 <동방극장>에서 본 그영화.....
<조 돈 베이커>주연의 액션영화....
기차가 멀어져 극장이 희미해질때까지 그 영화간판을 응시했다......
기차는 정오를 조금지나
동인천역에 도착했다
시계탑 앞에서 배회하지 말고 곧장 귀가하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물먹은 휴지처럼 아이들은 집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나는
<미림극장>으로 향하는 지하도로 접어들었다
며칠전부터 봐둔 영화가 있기에......
<찰스브론슨>주연의 <메카닉>!
브론슨은 <아랑드롱>과 쌍벽을 이루는 액션스타......
<아랑드롱>의 프랑스영화보단
<찰스보론슨>의 헐리우드영화가 더 호쾌하고 박진감있었다
이 영화를 보느라 수학여행에서 맘대로 사먹지도 못했는데
다행히 영화는 100프로 만족! 브론슨 굿!
평일 낯이라 관객은 많지않았다
<미림극장>은 왜 2층이 없을까....... 그것만 빼곤 <미림>도 괜찮다....라는 생각을
하며 집에 왔다
난 오늘 <미림극장>을 지나간다
철 셔터문이 굳게 닫힌 극장.....
빈 생수병과 휴지마저 나뒹구는 처연한 극장 앞을 지나는데......
왜 70년대 어느 초여름의 경주 수학여행의 추억이 떠올랐을까.....
<워킹톨>
<메카닉>....
그리고 미림극장.....
그날 수학여행에서 돌아오던날......
경험했던 두편의 영화.....
난 미림극장을 지나며
<브론슨>의 환영을 본다
그리고 지친 몸으로 <미림>에 들어서던 내 모습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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