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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심미적인 문/홍예문

by 형과니 2023. 4. 9.

심미적인 문/홍예문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05-31 22:49:21


심미적인 문


홍예문이란 문의 윗부분이 반달 즉 무지개처럼 된 건축용어이다. 그러나 인천의 홍예문은 고유명사이다. 자유공원의 응봉산 허리를 잘라 높이 13m 폭 7m의 화강암 석축을 쌓고 터널처럼 만든 축조물이다.

개항 이후 인천의 시세가 신속히 확산하자 인천항 주변 일본인 지역에서 경인철도의 동인천역과 만석동 방면으로 오갈수 있도록 만들었던 것이다. 1905년 착공 1908년에 완공했으니 100년이 되는 셈인데 당시만 하더라도 급경사의 지형으로 난공사여서 중국인과 한인의 노무자 중에 희생자가 다수 발생했다고 한다.

이를 두고 고일 선생은 ‘인천석금’에서 이렇게 소개한다. <팔미도 저쪽 넓은 바다에서 해면을 타고 천군만마처럼 타고 넘어오는 급한 바닷바람이 만국공원을 바라보고 기어 오르면 동서일자형으로 된 높은 언덕에 부딪히게 된다. 축항을 넘어 그대로 북진하는 바람은 웃터골을 향하다가 쏜살 같이 홍여문 외길 동굴속을 힘차게 빠져 나가는 것이다>

여기에서 볼 수 있듯 그는 홍예문을 홍여문이라 표기하고 있다. 그 시절에는 대개들 홍여문이라고 했었다. 당시의 인천신문 단평란 이름도 ‘홍여문’이었다. 그래서 한 독자가 어느 표기가 맞느냐고 질의하자 선생은 지면을 통해 해명한 바 있다.

<우리들은 홍여문이라고 불린 이것을 虹霓門(홍예문=무지개문) 또는 虹轝門(홍여문=무지개수레문)등 한자이름이 있으나 하여튼 무지개처럼 된 돌문은 틀림없다. 일본인은 穴門(혈문=아나몽)이라 불렀는데 무지개라 부르는 것이 얼마나 심미적인가. 혈문은 너무나 미숙하다>

아무튼 홍예문은 건조물이 빈약한 인천의 상징적 건축물이 되기에 충분하다. 그곳의 석축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덩굴이 오랜 세월의 흐름을 말하고 있듯 그동안 시민의 사랑을 받아오던 터이다. 그래서일까. 홍예문은 드디어 2002년 인천시의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바 있다.

지난주 미추홀문화회관 뜰에서 열린 홍예문예술축제에 참가한 어린이들이 홍예문을 만드는 모습의 사진이 신문에 실렸다. 과연 그들은 홍예문이 어디에 있는지를 알고나 있는지 소상한 가르침이 있었으면 한다.


#홍예문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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