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6-26 16:05:50
재개발
미추홀
십 수 년 전,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엘 간 일이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시설이 대단했다. 그러나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공항을 겨우 빠져 나오니까, 이번에는 버스가 바다 위 다리를 지루하게 달리고 있었다.
바다를 메워 공항을 만든 기술력이라니! 그렇게 감탄하기보다는, 거기에 쳐 넣었을 천문학적인 돈이 얼마일까를 생각했다. 대체 누가 이 기상천외한 발상을 했는지도 궁금했다. 후에 들으니 정경(政經) 유착의 대표적 모델이라는 거였다.
정경이 한통속이 되어 '여론'을 조작해 내면, 바다 한가운데에 공항을 건설하는 것도, 일년에 차가 1천여 대도 안 다니는 산골짝에도 고가도로를 만들 수 있는 게 오늘의 일본이라는 안내자의 자조적인 설명이었다.
그 간사이 공항에 비상이 걸린지는 오래다. 공항으로서 결코 있어서는 안 되는 지반 침하 현상이 개항 직후부터 계속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무슨 특단의 대책이라도 세워야 할 상황이 됐다는 우울한 소식도 들린다.
이런저런 대단위 프로젝트가 진행중인 인천에 오사카 같은 컴컴한 유착이야 없겠지만, 때마다 시민 단체들이 특혜 시비를 제기하고 있는 것은 찜찜하다. 일각에서는 전혀 근거가 없는 얘기를 하겠느냐는 시각도 없지 않다.
그런 중에 우후죽순처럼 나타난 게 재개발이다. 사회적 인프라의 건설이나 유치는 엄두도 못 낼 처지에 이 동네, 저 동네가 온통 판에 박은 듯한 재개발에 나서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도대체 모두가 재개발을 하고 나서면 누가, 누구의 집을 고가(高價)로 산단 말인가? 자칫 꿈만 꾸다가 헛물을 켜는 일이 있지 않을까 걱정이다. 재개발도 옥석을 가릴 때가 된 것 같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