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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석동이야기

지금 만석부두는

by 형과니 2023. 5. 3.

지금 만석부두는

仁川愛/만석부두 관련 스크랲

 

2007-11-25 13:46:27

 

지금 만석부두는 ...

 

건물 철거되고 물류창고로 변해가는 황량한 한국유리 공장터 바다도 변하고 

한국유리가 이전하고 물류창고가되고 있는 만석부두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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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부터 해양테마파크, 워터프론트 친수공간, 2외곽순환도로의 출입로와 물류기지 등 여러 개발 이야기가 많았던 만석부두 ( 만석동 2번지). 이런 인천시와 건교부의 계획은 하나 둘 허공에 뜬 말들이 되었지만, 지난해 한국유리가 공장을 매각하고 완전히 철수하면서부터 만석부두 주변은 작은 변화를 겪고 있다. 겉모습은 조금씩 바뀌고 있지만 사는 사람들의 모습은 그대로인 조금은 쓸쓸하기조차 한 만석부두에 찾아가 보았다.

 

철탑 철거되고 물류창고로 변한 한국유리

 

지난 718일 만석부두에는 옛 한국유리 공장터(만석동 2번지)한 글라스라고 선명하게 쓰여진 높이 50m의 둥근 철탑이 대형크레인에 의해 철거되고 있었다.

 

최근 한 부동산 컨소시움에 매각된 한국유리 터는 일부 건물과 담장이 사라진 황량한 모습이었고 부지는 여러개로 나뉘어 분양되고 있었다. 남아있는 건물 안에는 생산시설이 사라진 자리에 중국에서 온 가구와 약품포대, 현대제철 동국제강의 철재빔, 목재등이 쌓여있었다.

 

한국유리 부지는 현재 주변공장의 생산품과 인천항을 통해 들어온 중국산 수입품들이 전국으로 팔려나가기 전에 임시로 보관해 놓는 물류창고로 쓰이고 있다.

 

현재 창고화되고 황량한 모습속에 한때 한국 최초 최대의 유리생산 공장이 있었고 이곳에서 일하던 수천의 노동자들로 북적거리던 괭이부리의 모습은 한국유리의 높은 철탑과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고 있었다.

 

 

설레임과 신비스러움이 사라진 만석부두

 

한국유리 터를 가로지르면 만석부두가 보인다.

 

예전엔 부두로 들어가는 길이 한국유리 담장에 가리고 좁아 찾는 이들로 하여금 미로찾기 하듯 설레임과 감춰진 신비스러움을 느끼게 해주었지만, 부두 진입로에서 선착장이 마주보이는 지금의 모습은 좀 낯설기만 하다.

 

20093월 완공할 예정으로 부두는 현재 물양장 공사중에 있다. 물양장은 폭 70m, 너비 20m로 건설되며 현재 바닥 기초공사를 완료하고 물양장 위에 쌓을 블록을 제작 중에 있다.

 

만석부두에는 한때 100척이 넘는 배가 있었다. 하지만 2004년 연근해 어업구조조정(어선 감척)사업이 시행되면서 80년대 제작 된 목선들이 폐선 되면서 수가 많이 줄었다.

 

부두 진입로에서 낚시가게를 하고 있는 한 아주머니는 인화, 서해유선 시절 만들었던 배들 중 지금은 4~5척만이 남았다면서 배가 노후 돼서 부서지거나 선주들이 연세가 들어 바다에 나가기 힘들게 돼 나라에 배를 팔아 수가 많이 줄었다고 지금 상황을 전했다.

 

만석부두에는 현재 64척의 어선과 유선만이 남아있다. 작년 주5일제가 시행되면서 낚시꾼들이 가까운 곳 보다 먼 곳을 찾아 낚시를 즐기게 되면서 해마다 줄던 손님이 예전보다도 더 줄었지만 주말이면 약 1,000명 정도의 낚시꾼들이 찾는다고 한다.

 

만석부두에서 만난 한 선주는 요즘은 덕적도 주변이나 풍도, 피도, 도리도까지 나가서 낚시를 하는데 예전보다 씨알이 작아서 걱정이라면서 안 잡힐 때면 불법이지만 덕적도 넘어 선미도 굴업도까지 나간다며 고기 잡기가 예전보다 힘들다고 말해주었다.

 

만석부두 앞 바다에는 올해 3월 북항개발이 일부 완료 되면서 고철을 실은 5만톤급 대형선박이 하루에 대여섯번씩 지나다니고 있다. 물이 만조일때만 대형선박이 수로를 통과 할 수 있어 새벽에 나가 저녁때 들어오는 유선들과 운행시간이 달라 불편함은 별로 없다고 선주들은 말한다.

 

만석부두, 역사 깊고 부두로서 가치 높아

 

만석부두의 해양경찰초소의 최인식(경사) 전임초소장은 만석부두는 예로부터 화수, 북성부두에 비해 수심이 깊고 세 부두 중 가장 바다에 가까워 부두로서 가치가 높아 국가에서 보호하고 육성시킬 필요가 있는 부두라고 말한다.

 

그의 말대로 1985년까지 이곳 만석부두는 작약도와 영종도를 오가는 여객선의 선착장이 있었으며, 80년대 초까지 본선화물을 실어 나르는 작은 화물선들의 하역 장소로 활용되는 인천의 주요한 부두 중 하나였다.

 

그 후 여객 선착장이 연안부두로 이전하면서 만석부두는 바다낚시를 즐기는 낚시꾼들과 인근 섬에서 조개와 바지락을 캐는 아주머니들이 바다로 나가는 부두로 변모해왔다.

 

하지만 최근 인천 연안의 북항개발, 영종대교 건설, 연륙교 건설등의 개발과 오염으로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바다를 의지해 사는 사람들은 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바지락을 캐러 나가는 배의 한 선주는 연륙교(영종에서 송도를 잇는 다리)공사를 하면서 갯벌에 어찌나 파일을 박아 댔는지 조개가 번식을 못해 이젠 해래기(동죽새끼)가 씨가 말라 동죽 캐던 이들이 바지락 캐는데 달려들면서 바지락도 캐기 어렵다고 말했다.

 

만석부두 주변에는 약 130가구가 살고 있다. 예전에 비해 빈집이 늘고 있으며 노인들이 살고 있는 집이 많다. 만석동 2번지는 바다와 부두, 주변 공장에 의지해 50년이 넘도록 가난해도 억척스럽고 따뜻하게 살았던 동네다.

 

하지만 주민들은 시와 구가 때마다 들먹인 개발바람으로 외지 또는 주민들이 빈집을 사 놓고, 2002년 환경문제로 기초소재와의 싸움에서 주민들 사이에 틈이 벌어지는 일들이 생기면서 예전 모습은 점점 사라져 아쉽다고 말한다.

 

골목에서 만난 장공수(72) 할아버지는 예전엔 동네에서 함께 음식도 해먹고 놀고 그랬는데 요즘은 동네에 그런 모습이 없다면서 절친했던 친구들이 하나 둘 세상을 떠날 때 마다 옛날이 더 그리워진다며 요즘 변해가는 동네모습을 아쉬워했다.

 

만석부두는 전후 피난민들이 만석동에 정착해 살 수 있도록 부두노동과 뱃일을 하는, 만석동 주민들에게는 삶의 젖줄과도 같은 곳이었다.

 

현재의 만석부두 주변은 한국유리터가 물류창고로 변해가고, 찾는 이의 발길도 줄어든 쓸쓸한 모습이지만, 뱃일과 갯일을 하며 살아가는 주민들에게는 아직도 소중한 삶의 터전이며 어려웠던 시절의 역사를 간직한 애정이 쌓인 곳임에는 변함이 없다.

 

(임종연) 2007/10/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