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의 약속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10-14 09:05:05
'한진'의 약속
미추홀
20여년 전의 일이다. 하루는 한진그룹 조중훈 회장이 새얼문화재단 주최 '아침대화'에 강사로 초빙되어 인천에 들렀다. 그날의 강연 내용은 지금 자세히 떠오르지 않으나, 회의장은 대성황을 이루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후, KAL이 세계의 하늘을 누비고 한진 해운이 오대양 육대주를 넘나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소식은 종종 들어왔지만 한진그룹은 자신의 탄생지이자 주 사업장인 모향(母鄕) 인천을 사돈의 팔촌처럼 여겨 왔던 게 사실이었다.
시민들도 덤덤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생전에 조 회장이 인천 발전의 중심축의 하나인 국제공항 유치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진과 인하대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달라져 갔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였던가, 아니면 짝사랑에서였던가. 신도시 캠퍼스 문제가 지역 사회에 불거지자 시민들이 캠퍼스유치위의 설명에 수긍하여 이구동성으로 인천시가 '인하대'를 홀대해서는 안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던 게 저간의 일이었다.
지난 4일, 영종도 하얏트 호텔에서는 '송도 캠퍼스 및 로스쿨 간담회'가 있었다. 지역사회 원로, 국회의원, 시의원, 기관장 등을 초대한 모임이었는데 그룹 사상 처음으로 가진 '지역 사회와의 회동'이라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조양호 회장은 이날 "신도시의 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그룹 차원에서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며 시민들 앞에 약속했고 홍승용 총장도 "지식기업형 캠퍼스 조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선례가 될 만한 일이었다. "사회적 기여를 하지 않고는 그 누구도 살아남지 못한다"는 건 오늘을 사는 지혜이다.
/조우성 <객원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