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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의노래

차이나 타운 /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by 형과니 2023. 4. 22.

차이나 타운 /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https://youtu.be/WBzjntmmToE?si=L3GoqY9vjE8Hcjrg

 

 

차이나 타운 /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

 

숨겨진 시간의 그곳에 가면 이층 집 빨강 초록노란 대문이 우릴 반기네 어서 오세요 여기는 느린 시간의 마을 나른한 향기로 당신의 바쁜 맘을 멈춰드리지요

 

빨간 간판 시끄런 폭죽 소리 우릴 반기는 낯선 말로 하루를 노래하는 차이나타운 어서 오세요 여기는 느린 시간의 마을 나른한 향기로 당신의 바쁜 맘을 멈춰드리지요

 

숨겨진 시간의 골목 틈새를 지나 그곳에 가면 이층 집 빨강 초록노란 대문이 우릴 반기네 빨간 간판 시끄런 폭죽 소리 우릴 반기는 낯선 말로 하루를 노래하는 차이나타운

 

 

# 아픔을 감춘 예쁨, ‘차이나타운

 

어깨엔 작은 가방을 메고, 한 손에는 지도를 접어들고, 다른 손에는 작은 카메라를 들고 다니다 허기를 달래기 위해 여러 곳에 들렀다. 다시 찾은 곳은 2천 원짜리 자장면을 먹을 수 있는 곳. 차이나타운의 패루

 

밖에 있어 불리할 것 같지만 인천역 횡단보도 바로 앞에 있으니 또한 요지다. 완두콩이나 고기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이 정도 가격에 이런 맛은 호사가 아닐 수 없다. 자장면의 유래가 본시 중국에서 온 노동자들을 위한 것이었다고 하니 오히려 이것이 정통 아닐까.

 

처음에는 상인들이 인천에 온 중국인들을 대표했으나 이후 철도 건설 등 건설 노동자들이 더 많이 모여들었다. 1910~1920년대에 산둥성에 자연재해가 찾아들고 사회적 격변기를 맞았기에 그곳 출신의 농민과 노동자들 대거 이주해 왔다. 지금의 내동과 경동, 신포동 일대인 삼리채 거류지의 모습도 이러한 변화에 따라 얼굴을 바꾸었다. 중국의 위상이 변하면서 인천에 모여든 중국인 거리의 성격도 변하게 됐을 것이다.

 

좋지 않은 일들도 있었다. 인신매매와 아편 밀수에 가담하는 이들도 있었고, 서로 때리고 맞는 사건도 발생했다. 1923년의 신문보도처럼 조선인과 중국인의 싸움이 심심찮았다. 1924년에는 인천 용 망정에서 큰 싸움이 있었다고 한다. 대표적인 사건은 1931년 일어난 만주 만보산 사건의 영향으로 인천에서 발생한 화교 습격 사건일 것이다.

 

많은 곡절을 뒤로하고 2004년 기준으로 대만 출신 화교 3천 명을 포함해 8천 명에 이르는 중국인이 이 도시의 한쪽 표정을 만들고 있다. 지금 차이나타운은 붉은 등과 우람한 패루로 손님을 맞고 있다. 산둥성 부성장을 역임한 쑨 소우보(孫守)가 제자(題字)한 글자를 이마에 달고 패루가 우람한 자태를 뽐내고 있으니 연이 참 묘하다. (‘화교 문화를 읽는 눈, 짜장면’, 유중하)

 

이런저런 사연을 알법한 인천 토박이는 아픔을 감춘 예쁨으로 차이나타운을 노래했다. 인디밴드 플라스틱 피플(Plastic People)의 김민규다. 그는 좋은 음악을 많이 발굴하는 인디레이블 일렉트릭 뮤즈의 대표이기도 하다. 플라스틱 피플의 쓴 두 번째 앨범 ‘Folk, Ya!’(2006)에 실린 차이나타운은 자신의 성장기와 함께 한 동네를 향한 애정과 존중의 표현이다. 그는 플라스틱 피플의 다른 구성원인 윤주미와 20112월에 결혼했는데, 신혼여행을 강화도로 다녀왔으니 천생 인천과 연을 뗄 수 없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