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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우성의 미추홀

문화재 전수관

by 형과니 2023. 5. 17.

문화재 전수관

仁川愛/인천이야기

2008-11-26 22:26:18

 

문화재 전수관 

조우성의 미추홀

 

 

우리 전통 연희(演戱)에는 무대가 따로 없다. 사방팔방으로 툭 터져서 누구에게나 보여지는 개방된 마당이 곧 무대다. 서양의 경우와는 크게 다르다. 무대 장치라는 개념이 들어설 자리가 없는 것이 전통 연희의 특장이다.

판소리 한 대목을 듣다가 절로 흥이 나면 추임새를 하기도 하고, 은율탈춤 굿거리장단에 맞춰 관객이 더덩실 춤을 추면 그것 또한 연희의 일부가 된다. 연희자와 관객이 함께 만드는 진보된 예술양식이 판소리요, 탈춤이다.

 

반면에 완초장(莞草匠), 화각장(華角匠), 단소장(短簫匠) 같이 일정한 공간에서 예부터 전해오는 전통적인 기법에 몰두하여 작품을 만드는 장인들에게는 그들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배어있는 고적한 닫힌 공간이 필요하다.

 

그런가 하면 같은 문화재 가운데 하나인 규방다례(閨房茶禮) 경우에는 널찍한 전통 한옥에서 가르치고 시연해 보이는 것이 제격일 터이다. 청소년은 물론 내인 외국인들에게도 다도를 눈에 익히게 할 수 있을 듯싶은 것이다.

 

현재 인천시는 이 같은 중요·시도 무형문화재 15개 분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보존, 계승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는 것은 가상하나 그 전수관을 도호부 청사 옆에 아파트형으로 짓겠다고 했던 안은 재고해 볼 여지가 있었다.

 

기왕이면 '송도신도시'에 한 5천여 평쯤 땅을 내 문화재급 대목장에게 99칸 한옥을 떡 벌어지게 짓게 하고, 공연 마당도 마련해 그 공간을 전수관으로 활용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다.

 

내 고장 고유의 문화를 세계에 알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한 50여 년쯤 가면 그 자체가 또한 어엿한 문화재로 재탄생할 것이란 생각에서다.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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