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천사람들의 생각

인천이여, 제대로 된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자

by 형과니 2023. 5. 25.

인천이여, 제대로 된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5-08 11:13:39


인천이여, 제대로 된 중국 전문가를 양성하자

우수근 중국 상하이 동화대학 국제관계학 교수


최근 영국의 런던에서 개최된 다자간 정상회의(G20)는 사실상 중국이 ‘주빈’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G20에서 나타난 중국의 ‘위상’ 과 중국의 ‘성과’를 보노라면, 런던 G20 정상회의는 마치 중국을 위한 것이라는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실제로 회의 전부터 전세계는 글로벌 위기 극복을 위한 중국의 역할에 주목하였으며, 프랑스 대통령이나 영국의 왕세자 등을 비롯 정상회의에 참가한 적지 않은 정상들이 후진타오 국가 주석이 머문 곳을 찾아가 정상회담을 개최하였다. 그러다 보니 ‘뜨는 해’ 중국은 ‘지는 해’ 미국과 견주어 드디어 ‘G2’라 일컬어지게 되었다.

이와 같은 중국에 대해 우리는 서슴지 않고 “중국은 이러저러하다”, “중국인들은 이렇다….” 라고 하거나, 아무렇지도 않게 ‘중국 전문가’나 ‘중국통’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하지만 어쩌면 이는 경솔하고도 위험한 표현일 수도 있다. 광활한 영토에 13억의 인구로 이뤄진 우주 삼라만상 그 자체와도 같은 중국을 몇 가지 사실에 의해 일반화하고 분류시키거나 부분적 지식을 토대로 전체를 논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중국인들이 서로 처음 만났을 때는 일반적으로 “당신은 어디에서 왔는가?” 혹은 “당신은 어디 사람이냐?”라고 묻는다. 이에 상대방은 “나는 하남 사람” 또는 “나는 중경 사람” 이라거나 “난 상하이 사람”이라며 자신의 출신지를 밝힌다. 이를 통해 동일한 중국대륙에서 살고 있지만 각 지역 사람들이 출신지 별로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자연환경과 그 속에서 배양된 각기 다른 전통과 관습, 언행 및 문화 등을 파악하게 함으로써 향후 상대방과의 교제에서 기초적 참고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에서 산동성 사람들은 “호탕하고 술을 잘 먹는다”, 동북성 사람들은 “거칠고 사나워 대하기 힘들다”, 협서성 사람들은 “교묘하게 속이기를 잘해 믿고 사귈 수 없다”, 북경 사람들은 “내실 없이 큰소리만 치며 괜히 뻐긴다”, 상하이 사람들은 “돈을 위해서라면 간도 쓸개도 다 빼줄 인간들이다”는 등 각 지역사람들에 대한 평가가 퍽 다르다.

그런데 이런 소개방법은 충분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넓다고는 할 수 없는 우리 한반도에도 고유한 지방색과 독특한 기질이 있는데, 하물며 56개 소수민족이 22개의 성과 4개의 직할시(북경·상해·천진·중경시), 5개의 자치구(신쟝·시짱·닝샤·네이멍구·광시)로 구성되어 한반도의 40배 정도에 해당하는 면적에서 살고 있는 중국이야 과연 어떻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다르고도 또 저렇게 다른 중국에 대해 “중국은~”이라고 획일화시켜 말하거나 혹은 ‘중국 전문가’나 ‘중국통’ 이라는 거창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것이 과연 얼마나 옳다고 할 수 있을까. 그보다는 “베이징에서는~”이라든가 “상하이 사람들은~”, 혹은 “내가 사천성을 조금 아는데~”라는 식으로 좀 더 그 범위를 명확히 하는 겸허함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중국통’ 이나 ‘중국전문가’라는 표현보다는 ‘상하이통’이나 ‘상하이 화동지역 전문가’ 등과 같은 좀더 겸손한 자세가 중국에 대해 좀더 실질적으로 인식하고 활용하기 위한 첫 걸음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중국 일각에서는 “자식을 낳으면 베이징으로 보내라”는 말 대신에 “상하이로 보내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경제가 정치를 좌우하며 압도하는 오늘날의 세태를 반영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인천지역에서 상하이 지역을 토대로 중국 전역에서 활동할 만한 ‘상하이통’이나 ‘상하이 화동지역 전문가’는 과연 얼마나 될지 묻고 싶다. 또는 이 같은 지역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인천지역의 기관이나 각종 단체, 대학을 비롯한 각급 학교 등이 과연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되돌아 보길 요청하고 싶다.

상하이 화동지역으로 쇄도하는 한국의 다양한 지방자치단체나 각종 단체, 교육기관에서 내 고장 인천을 연고로 하는 반가운 곳을 찾기 어렵다는 것은 실로 안타깝기 그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