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이작도 명물 ‘풀등’ 사라진다
仁川愛/인천이야기
2009-07-12 21:28:41
대이작도 명물 ‘풀등’ 사라진다
옹진군 일대 해사채취로 231만㎡→66만㎡ 남아
인천시 옹진군 자월면 대이작도의 ‘풀등’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썰물 때면 3~5시간 보였다가 밀물 때면 사라지는 모래섬인 풀등은 한때 231만4천60㎡(약 70만평)에 달했다. 하지만 옹진군 일대의 해사 채취로 인해 현재 남아있는 면적은 66만1천160㎡(약 20만평)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야말로 시한부 인생이다.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풀등만의 문제가 아니다. 해수욕장의 모래 유실까지 야기되고 있고, 어획량 감소도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 11일 인천의제21 도시생태분과 10여 명의 위원들이 대이작도를 찾았다. 인천으로부터 남서쪽 44㎞ 거리에 위치한 대이작도는 주변에 승봉도, 사승봉도, 하벌천퇴 등과 함께 모래사장이 아름다운 섬으로 소개되고 있다.
썰물 때를 기다리며 풀등 전경을 보기 위해 우선 부아산에 올랐다. 소사나무 군락, 취나물, 붉나무, 해당화, 구절초, 인동 등이 연이어 눈에 띄자 인천시 해양수산과 박정식 해양보전팀장은 입을 닫지 못했다. 박 팀장은 “우와~ 초피까지 있네요”라며 “일반적인 산초나무와 다르다”고 소개했다. 주민들은 부아산 식생을 위해 따로 산림교육을 받기도 했다. 정상에서 풀등이 한 눈에 들어왔다. 모래가 퇴적돼 만들어낸 지형으로 부아산과 더불어 대이작도의 또 다른 명물이다.
인천녹색연합 장정구 사무처장은 “풀등은 한때 인근 사승봉도까지 연결될 정도로 광활한 면적을 자랑하고 있었다”며 “꽃게의 산란장이면서 바닷물고기의 보육장으로 요긴하다”고 말했다. 작은 보트를 타고 풀등에 올랐다. 일행은 광활한 모래섬에 놀랐다. 풀등에서 이작도를 보면 마치 모래해변으로 연결된 것처럼 보였다. 일부 여름 휴가객들은 조개를 캐기 바빴고 바다선인장, 백합, 고동군락 등에 감탄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걱정을 앞세웠다.
김철환 해사대책위 홍보국장은 “골재업자들이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곳으로 해사 채취로 인해 어느새 바닥높이 2.5m가 깎인 것 같다”며 “풀등 면적이 급속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풀등 뿐만 아니었다. 대이작도 큰풀안 해수욕장은 절벽이 형성될 정도로 모래 유실이 심각했다. 덕적도나 승봉도의 해수욕장도 상황은 마찬가지. 주민들 민원에 따라 포설 작업도 해봤다. 한쪽에선 모래를 캐 나가는 동시에 다시 들여오는 웃지 못할 촌극이 빚어지고 있는 셈이었다.
풀등에서 8㎞ 정도 떨어진 선갑도 앞바다에서 해사 채취가 지난 5월까지 진행됐다. 골재업체 측은 앞으로 3년 동안 3천600만㎥ 규모의 해사를 채취할 계획이다. 1년에 1천200만㎥씩 퍼올린다는 계획이다. 지난 2002년 1천914만3천㎥를 채취, 최정점을 보였다가 2005∼2006년 휴식년제를 도입한 뒤 2007년부터 다시 모래 채취가 시작됐고, 앞으로도 대대적으로 채취한다는 계획이다. 풀등이라는 세계 최대의 자연 유산을 잃게 될 것이 뻔한 상황이다.
김창문기자 asyou218@i-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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