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학강좌> 다섯번째 이야기 < 인천의 근대건축 산책>
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2009-07-21 15:40:12
‘나비부인’ 딸 인천에 살았다
화도진도서관과 함께하는 인천학 강좌> 다섯번째 이야기 < 인천의 근대건축 산책
푸치니 오페라 ‘나비부인’의 실제 주인공의 딸이 인천에 살다 청학동에 묻힌 것으로 드러났다.
재능대학 실내건축과 손장원 교수는 14일 화도진도서관 평생학습실에서 열린 ‘화도진도서관 인천학강좌-인천의 근대건축 산책’에서 ‘나비부인’의 모델이 된 ‘야마무라 쓰루’의 딸 ‘글로버 하나’가 인천에 시집와 살다 청학동에 묻혔다고 밝혔다.
손 교수에 따르면 그녀의 아버지 토마스 글로버는 1861년 24세 나이에 일본에 글로버 상회를 설립, 선박과 무기를 판매한 상인이다. 그가 일본에 팔았던 선박 중에는 ‘운요오’호도 있었는데 이 배는 일본이 조선을 침략하기 위해 일으킨 ‘운요오호 사건’의 주인공이다. 조선은 이 사건 때문에 일본과 불평등 외교조약인 ‘강화도 조약’을 맺게 된다.
토마스 글로버는 일본에서 사업하며 이혼녀 야마무라 쓰루와 결혼한다. 그녀는 나비가 수놓아져 있는 기모노를 입고 있었다고 해 ‘나비부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는데 이탈리아 작곡가 푸치니는 이 이야기를 듣고 나름의 상상력을 발휘, 오페라 ‘나비부인’을 작곡하게 된다.
그러나 야마무라는 오페라 속에 등장하는 나비부인과 달리 행복한 삶을 살았다. 그녀는 나가사키 언덕에 지은 글로버 하우스에서 자신의 딸인 글로버 하나가 영국인 월터 베넷과 결혼식을 올리는 것을 보고 2년 뒤 세상을 떠났다.
글로버 하나의 남편 베넷은 현재 신포공영주차장 터에 베넷상사를 설립, 사업을 벌였다. 이곳 사택에서 신접살림을 차린 것으로 추정되나 1915년부터 1935년까지 현재 파라다이스 호텔 터인 영국 인천영사관에 살았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한편 손 교수는 근대건축물을 논하며 10월에 개관할 아트플랫폼 리모델링에 대해 아쉬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아트플랫폼의 건물로 사용될 군회조점은 코오리킨자부로라는 일본인이 세운 1900년대 초 인천의 사무건축이다. 본격적인 리모델링이 시작되기 전까지 언제 지어진 건물인지 알 수 없었으나 건물 지붕 속에서 ‘명치삼십오년십일월십일일군금삼랑(明治三十五年十一月十一日郡金三郞)’이라는 상량문이 발견돼 1902년에 세워졌다는 것을 알아냈다.
1950년대에 촬영된 이 건물 사진을 살펴보면 건축물의 평면은 ‘□’의 일부를 파내 ‘ㄱ자’형태로 돼 있다. 움푹 들어간 곳에 반원아치형 주출입구를 뒀으며 1층 창문 상부는 페디먼트를, 2층 창문 상부에는 결원아치를 올려 입면상의 변화를 도모했다. 그러나 현재 리모델링 된 모습은 건물의 원래 모습이기보다 1960년대 주출입구 부분을 증축해 완전히 변형된 모습을 그대로 살린 것이다.
때문에 손 교수는 “역사성을 가진 근대 건축물이 충분한 문헌조사와 실측조사가 선행되지 않아 일반 건축물처럼 개보수가 됐다”며 “자료조사가 부족해 그 원형을 살리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손장원 교수 = 인하대 건축공학과 졸업. 이후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인천시 문화재위원, 재능대학 실내건축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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