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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수인선 자료 없나요

by 형과니 2023. 5. 30.

수인선 자료 없나요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9-07-21 15:45:03


수인선 자료 없나요

텔레비전 방송에서 일본의 지방철도를 볼 때마다 부러움을 느낀다. 한 칸이나 두 칸을 달고 승객이야 있건 없건 한적한 산야를 신나게 달린다. 도시인에게는 낭만이겠으나 연변 주민에겐 미니열차일망정 그것이 유일한 교통수단이기 때문이다. 우리 같았으면 진작에 적자선이라 해서 폐선했겠으나 일본은 그렇지 않다. 우리의 수인선과는 좋은 대조가 된다. 하긴 안산지역의 도시화와 인천항의 확장으로 수인선 철거는 촉진되었는지도 모른다.

이를 서글퍼 많은 가인들이 시구로 노래했다. 의료시인 임평모의 ‘수인철마’도 그중 한 수이다. 폐선의 운명을 “갑옷 입은 늙은 조랑말”에 비겨 이렇게 읊었다.

<…지금도 흐린 눈동자 밝혀가며/안개낀 신호등을 보면 목쉰 허스키 뽐내 보이며/사다리 걸음으로 시골역을 찾는다/업혀가는 고려장길 늙은 부모 솔가지 꺾어놓듯/쉬엄쉬엄 가다가 흔적을 남기고//쌍갈래로 아득한 평행 선상에서/노을진 미래를 바라본다/팔자가 잘못 놓인 협궤/나비 꿈을 못잊어 윤회의 고행길을/소걸음으로 걸어가는가//환허(還虛)의 뜻을 새기는/갑옷입은 늙은 조랑말>

우리나라의 유일한 협궤철도 수인선은 1995년 말 그렇게 폐선되었다. “고려장길 늙은 부모 솔가지 꺾어놓듯”한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사라졌다. 수인선은 1937년 일본인에 의해 사철로 개통되었다. 연장거리를 늘려 영업수익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해안선을 따라 곡선을 두어 52㎞를 빙글빙글 돌아다녔다. 수인선보다 앞서 1972년 철거된 수여선과 함께 경기평야의 쌀을 인천항을 통해 일본으로 실어가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수인선의 레일 궤간은 1m도 안 되는 0.762m로 표준궤의 절반 정도였다.

그동안 수인선의 폐선 만큼이나 다시 복원해야 한다는 설도 무성했다. 그러나 실현되지 않은 채 그 자리엔 2015년 완공되리라는 경인선과의 연결 전철공사가 한창이다.


인천시립박물관이 수인선 관련자료를 수집 중이라고 한다. 남동구청 앞 소공원에 전시되어 있던 기관차는 최근 논현동으로 옮겨졌다. 현재 박물관이 보유하고 있는 자료는 50여점 정도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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