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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신라인 이야기

by 형과니 2023. 6. 7.

신라인 이야기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10-01-31 14:10:38


신라인 이야기


이전에 즐겨보던 역사극을 지금은 보지 않는다. 극중의 픽션적 요소가 정사와 혼합돼 전망차자의 옅은 역사지식을 어지럽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참 인기 중이라던 신라를 시대배경으로 한 연속극도 외면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연속극의 여러 인물 중 ‘미실’이 등장했던가 보다.

미실은 ‘화랑세기’에 나오는 6세기 때의 신라 여인이다. 왕실 혈통을 타고 출생했는데 외할머니인 옥진궁주의 품에 칠색조가 안긴 태몽으로 태어났다. 용모가 절묘하고 명랑했으며 세가지 아름다움을 타고 났다고 한다. 막강한 정치권력을 휘두르기도 했으며 출궁했다가 사다함과 사랑하는 사이가 된다.

화랑세기에 따르면 미실과 관계가 있는 사람은 세종과 사다함 진흥왕 동륜태자 진지왕 진평왕 그리고 미생 등이었다. 이렇게 그녀의 남녀관계는 오늘날의 윤리로 볼 때 난잡한 것이었으나 신라에는 신라의 풍습이 있으며 신라에 대한 이야기를 무시하고 신라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화랑세기로 본 신라인의 이야기’ 저자는 말한다.

여러 남자들 중 미실이 가장 사랑한 인물은 사다함이었다. 정인 사다함이 출정하자 미실은 사다함을 위해 ‘바람이 분다고 하되 임앞에 불지말고’라는 ‘풍랑가’를 지어 불렀다. 전장에서 귀환한 사다함은 미실의 귀궁에 실망해 靑烏歌(청오가)를 지어 부르며 슬퍼하다 죽었다.

청오는 미실을 가리킨다고 한다. 미실은 天柱寺(천주사)에 찾아가 사다함의 명복을 빌었다. 어느날 밤 미실의 꿈에 사다함이 나타나 “나는 너와 부부되기 원했으니 네 배를 빌어 아들을 낳아야겠다”고 했는데 얼마후 과연 미실이 사다함을 빼닮은 남자아이를 낳았다.

그러나 현재 많은 역사학자들은 화랑세기를 위작이라며 가볍게 처리한다. 사본을 소장하게 된 경위가 불분명하다고도 한다. 그런가하면 책의 내용이 사실적이요 김대문의 화랑세기가 맞다고 인정하는 측도 있다. 언제까지 묻어둘 수만은 없다. 언제 원본이 제 모습을 나타낼지도 모른다. 인천시립박물관이 ‘한국사 미스터리’ 강좌에서 ‘미실과 화랑세기’에 대한 발표가 있었다고 한다.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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