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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무지개문 축제

by 형과니 2023. 6. 13.

무지개문 축제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10-05-25 14:28:20

 

<팔미도 저쪽 넓은 바다에서 해면을 타고 천군만마 처럼 달려오는 급한 바닷바람이 만국공원을 바라보고 기어오르면 동서일자형으로 된 높은 언덕에 부딪히게 된다. 축항을 넘어 그대로 북진하는 바람은 우터골을 향하다가 쏜살같이 홍여문 외통동굴속을 힘차게 빠져 나가는 것이다. 동장군이 무섭게 천지를 뒤흔드는 엄동설한에는 사나운 하늬바람이 반대로 우터골 오포산 기슭을 넘어 이곳 홍여문으로 빠져 남향하게 되니 홍여문은 남북풍이 통관하는 요로도 되는것이다.>

1920년대에 활약한 인천의 언론인 고일선생은 ‘인천석금’에서 ‘반백년 향토사를 말하는 홍여문’이라 제호하면서 이렇게 시작한다. 그러면서 처음 일인들에 의해 축조공사가 있었을 때 단순노역에 참가했던 다수 한인들이 희생되었던 사실이며 일본 여인이 노상방뇨하다가 한인 청년에게 손바닥으로 히프를 얻어맞은 이야기, 우산을 펴들고 홍여문 꼭대기에서 뛰어내린 호쾌아 이야기, 정부수립후 처음 치른 국회의원 선거에 곽상훈씨가 독점하여 입후보 선전문을 내건 이야기들을 적고 있다.

아무튼 ‘홍여문’은 ‘홍예문’이라고 표기해야 맞는다. ‘홍예’라면 무지개이니 ‘홍예문’은 문의 윗머리가 반원형으로된 문을 뜻한다. 그런데도 그가 ‘홍여문’을 고집한 것은 그런대로 이유가 있었다. 60년대 한 독자가 ‘홍예문’이 맞지않느냐고 문의한데 대해 지면에 박스기사로 설명했었다. 당시 인천신문의 단평란 제목도 ‘홍여문’이었던 것이다.

이제와서 그때의 고선생의 설명이 기억될리 없거니와 대충 이러했다고 생각된다. 아마 ‘인천석금’의 내용과 같았으리라 여겨진다. 즉 ‘무지개 수레문’의 홍여문(虹轝門)이요 ‘무지개 돌문’의 홍여문(虹礖門)이 있으니 ‘홍여문’이라 해서 과히 잘못되었다고 할것이 아니라고 하셨던듯 하다.

아무튼 홍예문은 인천의 명물이 될만한 건축물이다. 지금은 교통량이 많지않아 불편이 없지만 이곳을 통해 아침 저녁으로 많은 학동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인근에 몇곳 남녀고등학교가 위치하기 때문이다. 15일부터 자유공원 일원에서 홍예문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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