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공원의 창조적 복원 역사적 성찰로 시작해야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2-24 09:07:02
각국공원의 창조적 복원 역사적 성찰로 시작해야
이희환의 책읽기 - '만국공원 사업' 활발한 토론을 기대하며
2004년 인천발전연구원에서 '각국공원 창조적 복원사업 기본구상 및 시설배치계획 연구' 보고서를 발간한 후로 현재의 자유공원을 역사적으로 복원하는 사업이 여러 기관에 의해 연구되었다.
2005년 1월에는 인천시가 '인천시 지역균형발전전략 기본구상'에서를 통해 만국공원과 '월미도관광특구'를 연계시킨 관광자원으로의 개발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2005년 인천학연구원에서는 인천시의 용역을 받아 '각국공원 창조적 복원사업 타당성 검토' 연구를 진행하여 보고서를 제출한 바 있으며, 2006년 들어 인천문화재단에서 '만국공원의 기억'전을 개최하고 지난 해 12월에 '문화의창 예술총서' 제3권으로 '만국공원의 기억'을 출간하여 120년에 달하는 한국 최초의 공원이었던 만국공원의 근현대사를 다양하게 조명한 바 있다. 그 와중에 만국공원의 복원을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제기되었다.
'만국공원'의 복원의 목적과 관점, 그 가능성, 그리고 역사의식과 현재적 문제의식이 어우러지면서 제기된 많은 논란은 인천과 한국이 겪은 근현대사를 성찰하게 하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그러나 또 공원이 지니고 있는 역사ㆍ문화유산으로서의 성격을 재확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준다.
1888년 한국 최초로 만들어진 근대식 공원인 각국공원은 사실 우리 손에 만들어진 공원은 아니다. 1876년의 강화도조약 체결 이후 물밀듯이 들어온 외국세력이 1883년 수도의 인후부에 해당하는 제물포를 개항시키고, 여기에 저들만의 특구인 조계를 설정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손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각국공원이다.
따라서 이 공원의 조성과정에는 제국주의 열강들의 한국에 대한 식민주의 정책이 밑바탕에 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제물포의 개항의 조계의 설정은 한국을 비롯하여 일본과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여러 나라가 근대 세계체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겪어야만 했던 역사적 과정으로 불가피했다는 점에서, 식민성의 관점으로만 이를 전면 부정할 수만은 없다.
따라서 각국공원의 역사에는 식민성과 함께 근대성의 맥락이 함께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새삼 만국공원을 복원하고자 한다면, 그 사업의 시작은 바로 만국공원에 깃든 역사에 대한 성찰로부터 출발해야 한다.
제물포 개항 이후 인천, 아니 인천뿐만이 아니라 한국은 일제식민지 치하 35년을 거쳐 민족분단과 전쟁, 그리고 분단체제 아래 급격한 산업화와 민주화의 혼란을 거치며 오늘에 이르렀다.
시간적 압축에 더하여 공간적 전복의 과정을 무수히 거치면서 전개된 120여 년의 근대사를 차분히 성찰하야 하는 시점에 지금 우리가 서 있으며, 바로 여기에 각국공원 복원사업이 가진 의미가 비단 인천의 경역을 넘는 중요한 우리 시대의 과제로 제기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만국공원 조성 사업은 역사적 관점에 입각하여 긴 안목과 시간을 가지고 추진해나가야 한다.
자칫 역사에 대한 성찰을 무시하고 성과주의에 휩싸여 졸속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정치적 혹은 경제적 이익에만 착목한다면, 이 사업은 그리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무엇보다 각국공원 조성의 방식과 내용에 대한 인천시민사회의 활발한 토론과 공감대가 널리 형성되고 이를 뒷받침하는 인천시의 주도면밀한 계획과 의지가 필요하다.
이 사업에 대한 화려한 선전에 비하여 실제로 인천시가 이 사업에 어느 정도의 예산계획을 마련해놓았는지도 궁금하거니와, 사업의 성과만을 노려 역사적 측면을 무시하고 졸속적으로 추진하다가는 커다란 비판을 면치 못할 것이다.
아울러 이 기회에 함께 제안해보고 싶은 것은 사업의 영역을 현재의 자유공원 지역 내로만 한정하지 말고, 인근의 중구 지역에 남아 있는 역사문화유산까지도 고려하는 보다 넓고 긴 안목의 중장기적 계획을 마련하고서 추진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간 제출된 출간물과 각종 토론회 자료를 깊이 검토하면서, 모처럼 시작된 '만국공원' 복원 논란이 논란에 그치지 않고 생산적인 토론과 합의를 만들어갈 수 있기를 바란다.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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