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일몰 10선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3-14 11:25:46
인천의 일몰 10선
1.용유도 을왕리
해변에서 눈을 마주친 해는 손에 닿을 듯 가깝다.
해가 바다 쪽으로 접근할수록 1km남짓한 모래 사장은 태양이 쏘아댄 빛에 붉게 설렌다.
잔뜩 뜸들이던 해는 바다와 접촉을 시작하자마자 기세 좋게 빨려 들어간다.
해를 사이에 두고 왼편으로 야트막한 산봉우리가 반대편으로 포구가 펼쳐져
눈앞의 풍경은 한 장의 그림엽서 같다.
해는 바다로 가라앉고도 꽤 오래도록 잔영을 남겨,
을왕리는 한 동안 붉은 셀로판지를 통해 들여다보는 것 같은 빛깔이다.
2.덕적도 비조봉
덕적도 비조봉(292m)에서 마주친 해는 당당하다,
그 빛이 너무 강해 눈을 꿈쩍일 때마다 마치 눈동자에 빨간 막을 덧 씌운 것 같은 느낌이다.
그 곳에서 바라도 보이는 서쪽 바다는 돌멩이 한점 걸릴 것 없이 탁 트인 바다라 속이 다 후련하다.
넋을 잃고 바라보고 있으면 ‘아차’ 하는 순간 바다 속으로 ‘풍덩’해가 빠져 버린다.
해를 단 1초라도 더 늦게 보내고 싶다면 비조봉에 오를 일이다.
이곳의 해는 육지보다 조금 더디 진다.
3.월미도 문화의 거리
월미도의 해는 촌각으로 모습을 바꾸기에 순간을 포착하려면 눈을 부릅떠야 한다.
카페도 좋고 거리의 벤치도 좋지만 이왕이면 방파제의 난간을 붙잡고 해에게 도전하듯 서보자. 눈 앞에 오가는 배가 해의 품 안으로 뛰어들 것처럼 보일 무렵이면,
카페의 넓은 창은 해가 쏘아댄 빛을 다시 반사시킨다.
해는 해대로, 창은 창대로 서로 힘겨루기 하듯 붉은 빛을 쏘아댄 빛을 다시 반사시킨다.
해는 해대로, 창은 창대로 서로 힘겨루기 하듯 붉은 빛을 쏘아대니
월미도의 노을은 두 배로 붉다. 그 사이에 서 있으면 마음조차 시뻘겋게 달아올라 더 두근거린다.
4.연안부두 데크
마루바닥 소리를 내며 해양광장 위를 서성대면 출항을 준비하는,
혹은 귀항한 배의 고동소리가 앞다투어 신호음을 울린다.
광장 바로 옆은 인천에 있는 1백여개의 섬과 섬을 이어주는 여객터미널이다.
부두와 나지막한 산에 반반씩 적당히 자신의 몸을 나누어준 해는 항구에 몸을 걸치자마자
빠른 속도로 몸을 숨긴다.
연안부두의 해넘이는 바다 속, 혹은 산 너머로 지는 해보다 갈 길이 급한 것 같다.
그러나 수백여 척 배의 품으로 지기에 외롭지 않아 보인다.
5.강화 마니산
단군께서 하늘에 제를 올리고 나서 바라본 노을도 저랬을까?
서해바다에 비친 황금빛 노울은 역사의 시계바늘을 태초로 돌린다.
저 태양은 우리 민족이 겪은 영욕을 같이 했으리라. 햇님은 내려오고 사람은 올라가고…..
헐떡거리며 마니산 돌계단을 올라 산 정상에 서면 어느새 해는 발 아래 놓인다.
눈 아래에 펼쳐지는 노을 파노라마는 한편의 장엄한 서사시.
6.강화도 장화리
장화리의 노을은 커피잔을 먼저 적신다.
순전히 해넘이를 바라보기 위해 카페에 들른 길손들은 서쪽 창을 차지하기 위해 자리다툼을 한다.
은은한 헤이즐넛 향기와 붉은 노을에 취한 나그네는
마지막 해넘이 여운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려는 듯 자리를 뜰 줄 모른다.
옷섶을 풀어헤친 듯 슬그머니 물자락을 걷어 올린 갯벌.
그 위에 드리워진 노을은 마치 한 폭의 유화를 보는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7.강화 석모도 보문사
보문사 마애석불로 향하기 위해 425개의 계단을 오르면, 이윽고 정상, 끝내 해와 정면으로 마주본다. 주문도, 소승도와 대승도가 흩어져 있는 넓은 바다에 자신의 분신처럼 또 하나의 해를 감쪽같이 새겨놓았다. 하늘과 바다에 각각 떠 있던 해가 하나가 되면 찬란하고 오묘한 색으로 주위를 달군다. 이런 색도 있구나…. , 싶은 그 빛깔은 아름답다 못해 차라리 비장하다.
8.자유공원
인천시민 누구나 즐겨 찾는 자유공원 정상, 한때는 비둘기집이 있었던 광장에서 떨어져 해를 쫓는다.
인천항에 있는 배들이 하나 둘 불을 밝히기 시작하면 바다 왼편 월미산에서부터 낙조가 물든다. 노을은 시시각각 색깔을 달리하며 황홀경을 연출하고 하루의 소임을 다한
태양이 이제는 쉬고 싶다는 듯 빠른 속도로 모습을 감추면, 광장에는 어둠이 찾아온다.
9.강화도 적석사
석양에 비친 부처의 입가에서 자애로움이 묻어난다.
풍경소리를 들으며 바라보는 노을은 경건함의 극치로 치닫는다.
적석사 뒷산 정상에 마련돼 있는 낙조대에 오르면 멀리 석모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호수 같은 고려 저수지가 빤히 내려다보인다
낙조대에서 일몰과 일출을 패키지로 동시에 즐길 수 있다.
특히 일산 쪽에서 오르는 아침 햇살은 산꼭대기 갈대밭을 황금색으로 물들인다.
10.소래포구
해를 등진 채 소래포구로 돌아오는 배의 깃발에 하루 해가 걸려 있다.
혹시 저배가 해를 싣고 오는 것은 아닐까. 싶을 무렵이면 서서히 몸을 철교 쪽으로 돌려보자.
소개포구에서 지는 해를 가장 잘 볼 수 있는 협궤열차가 지나가던 철교 위,
어른 걸음으로 5분정도 안 걸리는 짤막한 다리다.
시흥 월곶 쪽으로 모을 기울이고 고래를 오른쪽으로 돌린채 숨죽이면,
야트막한 산과 바다를 물들이며 아련히 넘어가는 소래의 해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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