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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광철의 전망차

연미정의 달맞이

by 형과니 2023. 3. 31.

연미정의 달맞이

인천의문화/오광철의전망차

 

2007-03-20 08:24:47

 

연미정의 달맞이

 

 

<항산 포구는 삼남의 세곡선들이 으레껏 정박하여 손돌목의 거친 물결에 대비하는 곳이었다. 거기까지 당도하는데 꼬박 이틀이 걸렸다. 여기서 서강이나 삼개까지 닿는데도 다시 하루반이나 이틀이 걸린다. 항산 포구에서 하루를 묵고 손돌목을 무사히 빠져나가 덕진과 광성진 용진까지의 연강수역을 지나 강화 달곶이와 개성읍치인 영정포를 휘그르 돌아서 조강 어름에 이르는 뱃길을 거의 하루를 잡아야 한다.>

 

김주영의 장편 객주에 나오는 세곡선이 인천연해를 지나 강화도에 이르는 장면이다.

 

선단이 지나는 여러 지명이 보이거니와 달곶이라 함은 오늘날의 강화읍 월곶이다.

 

최근 미국 선교사가 찍은 사진이 발견되었는데 건너편에서 바라본 듯 봉긋한 구릉에 연미정이 완연한 모습이다.

 

이곳에 예전 한강을 거슬러 마포로 오를 배가 만조때 되기를 기다리던 곳이었다. 그런만큼 늘 정박한 배들로 장관을 이루었었다. 그래서 연미풍범(燕尾風帆)이라 해서 강화십경에도 올랐었다.

 

여기에 나오는 연미는 이곳 언덕에 세워진 연미정을 이름이며 임진과 한강이 합류하여 흐르는 물길이 둘로 갈라져 하나는 서해로 또하나는 인천쪽으로 흐르는 모양이 제비꼬리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인천시유형문화재 24호로 지정되어 있는 연미정은 고려시대에 세워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앞면 3칸 옆면 2칸의 이곳에 서면 대안의 김포는 물론 북한땅이 마주 보인다.

 

임진 병자란때 파손된 것을 증수했으며 그 후로도 여러차례 보수했는데 1931년에는 인천 유군성씨의 특지로 수리했다고 한다.

 

그는 강화 출신의 거부로 인천시 사동에서 목재상등을 경영 동산고등학교 설립에 참여하는 등 지역사회에 기여한 분이다.

 

아무튼 오랜 세월 사람의 발길이 뜸했던 것은 그곳이 휴전선 인근에 위치하기 때문이었다. 선박의 내왕이 금지됨으로써 그처럼이나 흥청대던 포구는 완전히 썰렁해졌다. 연미정에서 내려다보이던 돛단배의 장관은 찾을 수 없이 옛 글귀로나 남아 있는 곳이 되었다.

 

그간 출입통제의 연미정이 시민에게 개방되었다고 한다. 연미정의 달맞이도 가능하게 되었는데 서울로 갈 배들이 모이는 때는 언제일까.

 

 

#강화 #연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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