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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인천학강좌>열다섯 번째 이야기 < ‘굿모닝 인천’에 담긴 동네방네 이야기

by 형과니 2023. 6. 3.

인천학강좌>열다섯 번째 이야기 < ‘굿모닝 인천에 담긴 동네방네 이야기

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2009-10-06 22:53:51

 

개발 바람에 도시는 기억상실

열다섯 번째 이야기 < ‘굿모닝 인천에 담긴 동네방네 이야기

 

 

지금 인천은 도시 곳곳이 보톡스 맞고 박피 수술 받으며 옛 모습을 걷어내고 있다. ‘재생사업이란 이름 아래 골목이 하나 둘씩 사라지고 있다.우리는 시간을 간직한 것과 단순히 낡은 것을 구분 짓지 못하는 우()를 범하고 있다. 재개발로 길은 넓어지고 있지만 서로의 마음 거리도 그만큼 더 벌어지고 있다.” <‘골목길에 바투 서다작가 서문 중>

 

사진 기록집인 골목길에 바투 서다의 작가 유동현(50) ‘굿모닝 인천편집장은 현재 인천의 모습을 ‘Old but New’, ‘오래됐지만 새롭다고 표현한다.

 

유 편집장은 오래된 골목을 통해 인천의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천에서 오래된 곳을 꼽으라면 중구·동구 등 단연 구도심 지역일 테고 새로운 지역은 개발이 한창인 송도·청라일 것이다. 신도시의 콘크리트 숲과 하늘로 쭉쭉 뻗은 거대 건물들은 잠시 눈길을 끌 수 있지만 낮은 지붕과 다닥다닥 붙은 건물, 여러 갈래로 뻗은 골목길은 재미남과 편안함, 옛 것에 대한 향수, 아련함으로 마음을 끈다.

 

유 편집장은 빌딩들이 더 높아갈 수록 최근 구도심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이 부쩍 늘은 것 같다고 말한다. 동구의 도시정비사업으로 상권이 중구로 몰린 탓도 있겠지만 그는 점점 변해가는 도시에 지친 사람들의 안식처로 중구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억지일지도 모르겠지만 인천에서 줄을 서서 먹는 유명한 음식점 세 곳을 꼽자면 신포시장의 닭강정과 원조 스테이크 집인 국제경양식, 모밀국수 전문점 청실홍실이다. 공교롭게도 세 곳 모두 중구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25일 아트플랫폼이 개관을 앞두고 있고, 내년 초 모노레일이 들어서면서 중구는 주변의 차이나타운과 자유공원, 근대건축물, 항구가 어우러진 관광특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만석동 북성부두, 일명 똥마당도 몇 해 전 한창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01년 개봉한 영화 고양이를 부탁해(감독·정재은)’는 당시 폭력성이 짙은 영화들에 밀려 호응을 얻지 못하고 일주일 만에 간판을 내렸다. 그러다 한 유명 연예인의 신문 칼럼으로 전국적으로 영화 다시 보기 운동이 펼쳐지면서 북성부두가 새롭게 조명됐다. 인천시엔 현장 위치를 묻는 전화가 끊이질 않았고 북성부두와 만석동은 유래 없는 북새통을 이뤘었다. 잊혀져가던 북성부두가 영화를 통해 다시금 새롭게 비춰졌던 때였다.

 

그는 인천은 옛 것에 대한 기억상실증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우리의 머리와 마음이 기억하는 추억에 새로운 것이 덧입혀져 인천은 또 다른 독창적인 문화가 만들어지는 중이라고 설명한다. 과거가 없는 현재가 있을까, 또 현재가 없는 미래는 가능할까. 옛 추억을 담은 오래된 곳이 점점 빛을 잃어가며 새로운 곳이 생겨나고 있지만 우리의 감성은 그 이전의 추억을 묻어버리지 않는다. 개발 바람이 몰아치는 인천에 마음 한 켠 누일 수 있는 곳이 새삼 그리워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조자영기자 idjycho@i-today.co.kr

 

유동현 굿모닝인천 편집장= 1959년 인천출생으로 제물포고 졸업 후 경희대 스페인문학, 숭실대 대학원에서 노동경제학을 전공했다. 월간 리크루트 기자와 편집장을 엮임했고 현재 인천시 공보관실에서 근무하며 굿모닝 인천편집장을 맡고 있다.

 

유네스코인천협회 운영이사, 인천의제21 문화분과 실행위원, 인천녹색연합 운영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