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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인천학강좌> 열여섯 번째 이야기 < 건축·영화 탐색을 통한 인천 재발견

by 형과니 2023. 6. 3.

인천학강좌> 열여섯 번째 이야기 < 건축·영화 탐색을 통한 인천 재발견

인천의문화/인천학강좌

2009-10-06 23:00:43

 

건축, 문화의 틀에서 이해해야

> 열여섯 번째 이야기 < 건축·영화 탐색을 통한 인천 재발견

 

 

건축을 이해하는 방식은 삶을 이해하는 방식과 같이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인하대 건축학부 구영민 교수는 지난달 29일 화도진도서관 평생학습실에서 열린 화도진도서관 인천학 강좌-건축·영화 탐색을 통한 인천 재발견에서 건축을 건물을 세우고 도시 만드는 일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건축은 과거와 달리 문화라는 영역 안에서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구 교수는 이에 대한 예로 스페인의 작은 도시 빌바오를 살폈다. 그는 빌바오가 전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미국의 건축가가 설계한 구겐하임미술관이 기존에 도시가 갖고 있던 문화와 조화를 이루었기 때문에 가능했다이름 없는 땅덩어리가 지구촌의 중심으로 다가갈 수 있었던 것은 건축과 도시가 가져다주는 문화적 영향력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두바이와 상하이처럼 오늘날 글로벌 담론을 위해 문화의 선전으로서 축조된 환경도 적지 않다는 것도 지적했다. 이들은 조형적이며 형태 중심적이며 많은 이들에게 이미지로 인지된다.

 

그러나 구 교수는 건축과 도시가 적당한 관계성을 유지해야만 그 진정한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오늘의 건축작업은 도시의 일상을 재생산해내고 도시는 재생산된 건축을 통해 또 다른 이야기를 전개시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영화에 대해서 예술의 영역 중 가장 짧은 역사를 가졌지만 건축과 도시 만큼 문화적 위력을 지닌 장르로 봤다. 영화야 말로 우리가 아는 모든 예술의 영역을 포괄하며 도시 환경의 변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며 발전해왔기 때문이다. 동시에 그는 영화를 단편화된 도시 경험과 도시에서의 시·공간의 압축과 팽창을 재현하는 중요 매체로 봤다. 이런 이유로 영화는 그 내용만이 아니라 형식에서 도시 경험을 지각하게 하는 매체로 사용한다.

 

이런 맥락에서 인천을 소재로 한 영화를 봤을 때 인천의 이미지는 불쾌하다. 대개가 폭력, 살인, 마약, 아니면 인생 막장의 인물들이 경연을 벌이는 줄거리에 시중드는 상징적인 이미지로 부각되기 때문이다. 소위 인천을 배경으로 한 히트작의 제목도 범상치 않다. ‘피도 눈물도 없이’, ‘인정사정 볼 것 없다’, ‘주먹이 운다’, ‘실미도등 그 제목부터 차갑고 음산하다. 색 바랜 붉은 빛과 자욱한 안개, 인천항의 독특한 분위기, 재개발을 기다리는 낡은 아파트 단지와 좁고 어두운 골목길, 폐선 또는 폐선된 철도 등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가운데서 인천의 텍스트성을 통해 줄거리를 전개하려는 작품도 만들어졌다. ‘파이란’, ‘고양이를 부탁해’, ‘천하장사 마돈나등이 그 예다.

 

영화 파이란은 인천의 지정학적 위치를 영화 스토리 전개를 위한 발판으로 삼고 중국인들의 위장 전입문제를 일상적으로 처리하고 있다. ‘천하장사 마돈나는 주인공 오동구가 겪은 가변적인 성장시기를 서울은 아니면서 나름대로 중심의 역할을 하고 있는 인천의 가변적인 모습을 대변했다. ‘고양이를 부탁해는 개혁적이면서 다양성을 추구하고 언제든지 변화 가능한 인천의 모습을 주인공을 통해 드러냈다.

 

구 교수는 건축과 삶, 영화의 이해방식은 일치해야 함을 강조했다.최미경기자 mkchoi333@i-today.co.kr

 

구영민 교수 = 인하대 건축학부 교수인 그는 인천건축재단 대표, 프랑스 발데센 건축대학 초청교수, 중국 대련이공대학 석좌교수로도 활동 중이다. 저서로 틈의 다이얼로그, 리퓨즈(Refuge : 인천 30대 건축가의 꿈)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