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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배경문학,예술,문화186

귀범 조백파 귀범 조백파 황혼은 영종도 곱은 허리를 감돌고 갈매기 고요히 물을 차는데, 제물포라 정든 포구 그리운 저녁 고기잡이 작은 배 석양을 싣고 황금의 바다 위를 미끄러지네. 인천 바다와 바닷가 풍경은 시민들에게 낭만적이고 서정적 감정을 불러 일으키거나 어떤 대상에 대한 그리움을 촉발하는 매개가 되었다. 특히 인천출신의 시인들은 인천에서 나고 자란 경험을 자양분 삼아 외지인들과는 또다른 시각에서 인천바다의 아름다움을 포착했다. 조백파와 김동석은 석양이 깔린 인천바다의 아름다움을 한 편의 수채화와 같이 서정적으로 그리거나 바닷가 어부들의 소박한 모습을 애정어린 시선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김소월에게 인천의 밤바다는 사무치는 그리움을 자각하고 심화하게 하는 결정적 계기이다. 2024. 3. 31.
길에서 - 제물포 풍경 - 김기림 모닥불 붉음은 죽음보다도 더 사랑하는 금벌레처럼 기차는 노을이 타는 서쪽 하늘 밑으로 빨려갑니다 '메이드 인 아메리카'의 성냥개비나 사공의 '포케트'에 있는 까닭에 바다의 비린내를 다물었습니다. 오후 두 시... 머언 바다의 잔디밭에서 바람은 갑자기 잠을 깨어서는 휘파람을 불며불며 검은 조수의 떼를 모아가지고 항구로 돌아옵니다. 푸른 모래밭에 가빠져서 나는 물개와 같이 완전히 외롭다. 이마를 어루만지는 찬 달빛의 은혜조차 오히려 화가 난다. 낯익은 강아지처럼 발등을 핥는 바닷바람의 혓바닥이 말할 수 없이 사롭건만 나는 이 항구에 한 벗도 한 친척도 불룩한 지갑도 호적도 없는 거북이와 같이 징글한 한 이방인이다. 부끄럼 많은 보석장사 아가씨 어둠 속에 숨어서야 루비 사파이어 에머랄드... 그의 보석 바구니.. 2024. 3. 27.
인천항 / 박팔양 인천항 / 박팔양 조선의 서편 항구 제물포부두. 세관의 기는 바닷바람에 퍼덕거린다. 젖빛 하늘, 푸른 물결, 조수 내음새 오오, 잊을 수 없는 이 항구의 정경이여. 상해로 가는 배가 떠난다. 저음의 기적, 그 여운을 길게 남기고 유랑과 추방과 망명의 많은 목숨을 싣고 떠나는 배다. 어제는 Hongkong, 오늘은 Chemulpo, 또 내일은 Yokohama로, 세계를 유랑하는 코스모포리탄 모자 빼딱하게 쓰고, 이 부두에 발을 내릴 제. 축항 카페에로부터는 술 취한 불란서 수병의 노래 "오! 말쎄이유! 말쎄이유!" 멀리 두고 와 잊을 수 없는 고향의 노래를 부른다. 부두에 산같이 쌓인 짐을 이리저리 옮기는 노동자들 당신네들 고향이 어데시오? "우리는 경상도" "우리는 산동성" 대답은 그것뿐으로 족하다. 월.. 2024. 3. 27.
만 석 부 두 / 엄 태경 종군기자 Neil Mishalov의 1969년 2월의 인천사진 만 석 부 두 엄 태경 아무 말 하지 않아도 된다. 생선가시처럼 박힌 좁다란 철길 건너 물비린내가 찌들은 그곳에서는 기우뚱 서 있는 배들을 보며 표정 없이 떡밥을 뭉치는 얼굴이 있는 그곳에서는 킬킬대며 쏟아지는 오줌발을 향해 공장굴뚝이 탁한 침을 뱉는 그곳에서는. 흐릿하다. 詩에서 부두의 표정이 느껴진다. 잘 사는 동네는 아니지만 이 곳에도 사연을 묵힌 채 웅얼웅얼 삶에 기대어 사는이들이 있음을 얘기한다. 문득 이 시의 한 가운데에서 아카사카 촌 한국중공업 사택에서 신혼생활을 했던 시절이 부옇게 떠오르다 연기처럼 흩어진다. 내게 꿈 한 조각 서린 동네이기도 하다. 2024. 3. 10.
이제 우리는 어디서 이선균만한 배우를 찾을 수 있을까 이제 우리는 어디서 이선균만한 배우를 찾을 수 있을까 [윤세민의 영화산책] (14) / 배우 이선균 - 윤세민 / 경인여대 영상방송학과 교수. 시인, 평론가, 예술감독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 참된 어른 멘토로서 전한 명대사는, 이제 고인이 된 이선균의 상황과 대비되면서, 안타까운 눈물을 머금게 한다. ‘사회적 타살’, 이선균의 죽음 참 아까운 배우를 잃었다. 비극이다. 비극의 주인공은 정작 극 중에선 아무리 비극적 상황에서도 끝내 선한 성품과 의지와 용기를 잃지 않았었는데... 그 바보 같은 착함이, 가족과 지인과 그를 아끼는 모든 사람들에 대한 (안 가져도, 아니면 조금만 가져도 되었을) 죄책감과 미안함, 배우와 연기에 대한 순수한 애착과 책임감 등이 끝내 그 스스로를 죽음으로 몰고 만 것인지..... 2024. 1. 3.
월미도 해녀요 (月尾島 海女謠) 월미도 해녀요 (月尾島 海女謠)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2-06-26 02:05:32 월미도 해녀요 (月尾島 海女謠) -김동환 놀저물때마다 멀어지네 내집은 한달에 보름은 바다에 사는 몸이라 엄마야 아빠야 그리워지네 진주야 산호를 한바구니 캐서 이고서 올날은 언제이든가 고은천 세발에 나룻배 끌을날 언제든가 보면 볼수록 멀어지네 내집은 엄마야 아빠야 큰애기라 부르지 마소 목이 메어 배따라기조차 안나오우 -1927년 습작시대 2023. 7.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