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석부두
仁川愛/인천이야기
2007-01-16 11:04:55
작약도 앞바다로 향한 쪽문… 만석부두
<인천 포구기행③ - 만석부두>
화수부두에서 대우종합기계를 지나 200m 정도 신만석고가 쪽으로 가다보면 만석주공아파트 앞 편으로 또다른 부두로 향하는 길이 나 있다. 좁은 골목을 타고 깊숙이 들어가면 선착장 하나가 빼꼼히 고개를 내민다. 이곳이 물이 넘친다는 뜻의 ‘무네미’라고 불렸던 만석부두다. 이제 예전만큼 물이 넘실거리지 않을뿐더러 부두라고 하기에는 초라하기까지 하지만 말이다.
한때 충청·전라·경상도 등 삼남지방에서 강화도 수로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가던 곡물을 만석이나 쌓아두던 곳이라 해서 ‘만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는 이 부두에는 지금 쌀 몇 가마 쌓아 둘 땅뙈기조차 없다. 공장 담장 사이에 낀 기다란 골목 끝에 빼꼼히 열려 있는 바다가 전부다.
그래도 손맛을 찾는 '꾼'들에게는 여전히 명소로 대접받고 있다. 겨울을 지나 낚시하기 좋은 계절이 되면 낚시대를 들쳐 멘 꾼들로 만석부두는 북적인다. 그러다보니 만석부두는 어선들의 출입처라기보다는 낚시배 출항지로 유명하다. 만석부두 입구에는 ‘○○유선’ ‘△△낚시’라는 간판이 즐비하다. 날씨 좋은 주말에는 하루에 100여척의 낚시배가 1,000여명의 낚시꾼을 태우고 승봉도나 덕적도로 향한다.
잔물결 찰랑거리는 부두 끝에 서면 그런대로 시야가 좋다. 무엇보다 작약도가 코앞에 들어온다. 지금은 연안부두에서 떠나는 작약도행 배가 예전에는 이곳에서 오고 갔다. 그만큼 작약도는 가까운 곳에 있다. 작약도는 대개 월미도에서 영종도로 건너갈 때나 바라보게 되는데 만석부두에서 보는 그 작은 섬은 전혀 다른 느낌을 준다.
부두 끄트머리에는 ‘부두수산’(761-0620)이라는 횟집이 바다를 배경삼아 오롯이 서있다. 100% 자연산만 취급하는 이 집은 횟감이 없는 날은 아예 문을 닫아버려 식도락가들의 애를 태운다.
서울로 향하는 곡물을 만석이나 쌓아두던 곳이라 해서 ‘만석’이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만석부두 모습
만석부두는 잦아드는 부두신세이지만 '꾼'들엔 여전한 명소로 대접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