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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문화/인천배경문학,예술,문화190

인천각(仁川閣) / 최 성연 인천각(仁川閣) / 최 성연 인천각(仁川閣) / 최 성연 「오정포」산 허리 짬에 이리저리 참호(塹壕)파고 아람두리 나무통들 가로 세로 딩굴렀는데, 인천각(仁川閣) 그 호화롭던 양옥(洋屋)마저 심한 함포(艦砲)맞고 폭삭 주져 앉았다. 집 맵시 뛰어나고 쓸모 또한 큰 탓일까 모른채 석달 내내 고스란히 남겼다가 갑자기 십자 포격으로 수월하게 쳐부수다. 인민군 군관들이 은신처로 잘못 알고 꾸역꾸역 모였다가 삼태기 쓴 꼴 됐다던가 어렵게 전쟁 겪고 세우더니 끝내 전쟁 탓에 쓸어지다. # 인천문협 / 작고 인천 문인 선집/1(시) 인천 출생의 향토사학자로 유명한 최성연은 광복 직후 [동아일보] 인천주재 기자를 하며 시를 쓰기 시작했다. 6· 25 동란 중 연합군 함포사격으로 파괴된 인천의 명물 인천각(仁川閣)을 안.. 2023. 4. 22.
작약도 / 최 경섭 최경섭 작약도 / 최 경섭 한참 헤엄쳐 흘러 가다가 동그라미 도사린 꿈을 삼키고, 사쁜 받쳐 든 파라솔마냥 유월훈풍에 희죽이는 함박꽃, 밀물이 치렁치렁 노닥이면서 두 팔 벌여 꼬옥 안아도 보고, 지긋이 비집고 따 씹는 석화랑 짭조름히 풍기는 훗훗한 입김. 난데없는 길손인 양 선풍을 떨며 호이호이 소근이 부르는 소리에, 저만치 떼어놓고 바라보는 마담의 와락 가슴에 안겨지는 내음…. 한창 화안히 웃고 있는 한 송이 작약도! 최경섭(崔璟涉,1910∼1994) 평안북도 희친(熙川) 출생. 의주농업학교를 졸업하고 1940년 연희전문 문과 졸업 후 2년간 일본 유학. 1937년 『조광』에 시 「초추」를 발표하며 등단. 1955년 중앙일보 문화부장을 역임했고, 1957년 교직에 들어서 인천남고, 인천사범학교, 인일여.. 2023. 4. 22.
어느 찻집 / 최시호 어느 찻집 / 최시호 일손을 멈추고 오늘을 돌아보는 어느 찻집 소슬바람에 가슴에 손을 얹고 내일을 생각하니 차 한잔에 서린 겨우살이 얼룩진 주름살에 시름을 마신다 입동도 지난 바라보는 창가에 낙엽을 타고 흐르는 세월 속에 영종(永宗) 가는 마지막 고동소리 아득히 메아리쳐 땅거미 밀려오는 포구에 회색 노을이 짙다 [해변의 사연, 1976,5) 2023. 4. 21.
인천항 - 박 인환 인천항 - 박 인환 사진잡지에서 본 홍콩[香港]야경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중일전쟁 때 상해부두를 슬퍼했다. 서울에서 삼천 킬로를 떨어진 곳에 모든 해안선과 공통되어 있는 인천항이 있다. 가난한 조선의 프로필을 여실히 표현한 인천항구에는 상관(商館)도 없고 영사관도 없다. 따뜻한 황해의 바람이 생활의 도움이 되고저 나푸킨같은 만내(灣內)로 뛰어들었다. 해외에서 동포들이 고국을 찾아들 때 그들이 처음 상륙한 곳이 인천항구이다. 그러나 날이 갈수록 은주(銀酒)와 아편과 호콩이 밀선에 실려오고 태평양을 건너 무역풍을 탄 칠면조가 인천항으로 나침을 돌렸다. 서울에서 모여든 모리배는 중국서 온 헐벗은 동포의 보따리같이 화폐의 큰 뭉치를 등지고 황혼의 부두를 방황했다. 웬 사람이 이같이 많이 걸어다니는 것이냐. .. 2023. 4. 21.
인천항 / 최병구 인천항 / 최병구 내 마음 얼어 있듯이 내 고장 항구는 불경기 허리 동긴 삼인선상(三人線上)의 포구들과 황해 건너 상해에서 오는 검은 배들도 오지 못하는 지 30년 왜(倭)가 판가름하기 이전 내 고장 인천에는 미국과 그 때 노국(露國) 영국(英國) 청국 불국의 영사관이 월미도와 해안포대의 감시하에 있고, 독일의 대상(大商)과 미국의 거상들이 배다리 포구까지 물건을 흥정하려 괭이부리에서 어정거리고 언제난 흥성거리던 황금시대 터진개 선술집과 용동 권번이 사랑방이었다는 고로(古老)들의 말씀들, 지금은 내외항에 군단(軍團)의 휘황한 불빛 게다짝과 마늘냄새의 청관(淸館)과 본정통(本町通)도 이제는 고층건물이 자리한다. 그런데 내 가슴은 매웁게 얼어서 봄 여름 가을 가도 그 사계(四季)에 절기마다 더욱 차가워만 가.. 2023. 4. 21.
인 천 항 - 최 승렬 인 천 항 - 최 승렬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인 천 항 - 최 승렬 고달픈 항해에 지친 아메리카 상선이 떠났던 여인처럼 돌아와 한숨을 쉬면 갈매기 비둘기처럼 띄워서 출영의 메시지를 보내는 월미도 그늘 인천이여 너는 사랑하는 사람들의 뜨거운 해후 부푸는 바다의 가슴위에 뿌려지는 장밋빛 로맨티시즘으로 숨결은 태평양이 고여 와 일렁이는 더운 조수 벗은 태양이 테이프처럼 나부껴 출렁댄다. 그리하여 항구여 너는 필경 바다를 술처럼 들이킨 보헤미안의 기항지. 흘러온 사람들이 모여서 향수를 병처럼 앓고 미운 사람들끼리라도 헤어지는 슬픔을 가르치는 에미보다 자비론 뉘우침의 부두를 지녀 신포동 근처를 서성이자면 아무렇게나 모여온 충청도하며 황해도 한국사투리들이 생활을 오징어처럼 짓씹으며 몸을 사리어 떠나갈 자.. 2023. 4.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