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문화/인천배경문학,예술,문화190 첫사랑 / 김기림 첫사랑 / 김기림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2-01-18 09:46:18 첫사랑 / 김기림 네모진 책상 흰 벽 위에 삐뚜러진 세잔느 한 폭. 낡은 페―지를 뒤적이는 흰 손가락에 부딪혀 갑자기 숨을 쉬는 시들은 해당화(海棠花). 증발한 향기의 호수. (바닷가에서) 붉은 웃음은 두 사람의 장난을 바라보았다. 흰 희망의 흰 화석(化石) 흰 동경의 흰 해골 흰 고대(古代)의 흰 미이라 쓴 바닷바람에 빨리는 산상의 등대를 비웃던 두 눈과 두 눈은 둥근 바다를 미끄러져 가는 기선들의 출항을 전송했다. 오늘 어두운 나의 마음의 바다에 흰 등대를 남기고 간 ―불을 켠 손아 ―불은 끈 입김아 갑자기 창살을 흔드는 버리떼의 기적. 배를 태워 바다에 흘려보낸 꿈이 또 돌아오나 보다. 나는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해.. 2023. 7. 6. 문학산의 꽃 / 한 상억 문학산의 꽃 / 한 상억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2-01-07 12:11:22 문학산의 꽃 / 한 상억 넋이야 별빛처럼 빛나던 고운 임들의 넋이야! 꽃이야 문학산 허구한 세월 봄을 여름을 가을을 향수에 적시며 향기로 덮으며 피고 진 뭇 꽃이야 하늘에 피었다 꺼지는 불꽃같이 너의 아름다운 눈앞에 탕진해 버린 한많은 인생 석류알처럼 터진 웃음이 메아리 해 바다와 도시를 의욕하며 너와 더불어 산에서 산다. 1976.8 한상억(韓相億)[1915~1992]은 지금의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태어나 강화 온수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의 인천 고등학교의 전신인 인천 공립 상업 학교를 졸업하였다. 이후 줄곧 인천에 거주하면서 시작 활동을 한 한상억은 1976년 간행된 회갑 기념 시집 속에 시 「문학산의 꽃」.. 2023. 7. 6. 어느 찻집 / 최시호 어느 찻집 / 최시호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2-01-07 11:45:55 어느 찻집 / 최시호 일손을 멈추고 오늘을 돌아보는 어느 찻집 소슬바람에 가슴에 손을 얹고 내일을 생각하니 차 한잔에 서린 겨우살이 얼룩진 주름살에 시름을 마신다 입동도 지난 바라보는 창가에 낙엽을 타고 흐르는 세월 속에 영종(永宗) 가는 마지막 고동소리 아득히 메아리쳐 땅거미 밀려오는 포구에 회색 노을이 짙다 [해변의 사연, 1976,5) 2023. 7. 6. 신포동에서 / 임 평모 , 또다시 신포동에서 / 임 평모 신포동에서 / 임 평모 , 또다시 신포동에서 / 임 평모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1-12-15 16:28:09 신포동에서 / 임 평모 주점가 신포동 번잡을 피해 골목길 후미진 목로집에서 홀로 대포잔을 기울인다 네온싸인 반짝이는 딴 세상 같은 대형 디스코텍을 바라보며 좀은 나이들어 외로와 뵈는 술집 아저씨와 대작을 하노니 매립의 화석지대 땅속 조가비들의 절규가 들린다 의료시인 임평모의 ‘신포동에서’이다. 그는 다시 신포동을 노래한다. 가난한 문인들을 노래한 ‘또다시 신포동에서‘이다. 신포동에서 지고새며 노래하다 간 작고 시인들을 들먹인다. 하긴 신포동을 노래한 이가 임시인만은 아니다. 최병구도 손설향도 한상억도 신포동을 노래했다. 손설향은 “백항아리집”을 한상억은 “타지도 않은 목을 적시기 .. 2023. 7. 6. 낙조 [落照] / 김 동석 낙조 [落照] / 김 동석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1-12-11 09:41:21 낙조[落照] / 김 동석 시방 우리는 월미도 다리를 걸어가고 있다. 서에서 북으로 길게 금빛 구름이 걸려 있는 것이 꼭 황금 다리 같다. “백마를 타고 저 위를 달렸으면…….” 하고, 처는 낭만조로 말했다. 곳이 곳인지라, 집에서는 시집살이에 부엌데기 노릇밖에 못하는 위인이 제법 시인이 된 모양이다. 사실 이렇게 위로 출장으로 데리고 나온 뜻은 산문적인 생활에서 잠시 그를 해방시키고자 함이었다. 나는 말대꾸도 하지 않고 영화촬영기처럼 고개를 돌리면서 그 구름을 끝에서 끝까지 망막에 찍었다. 석양이 막 떨어진 자리는 시뻘겋게 불탔다. 간조였다. 그래도 고랑에는 물이 남아 있었다. 일몰 때는 시간의 흐름을 초일초 .. 2023. 7. 6. 바다 / 김 동석 바다 / 김 동석 인천의문화/인천배경책과영화&문학 2021-12-11 09:29:49 [詩, 인천을 읽다] 바다 김동석 달도 없는 밤인데 바다는 잠을 이루지 못한다. 너의 가슴은 왜 저리 설레이느냐 네 몸부림에 물고기들도 잠자리가 괴로우리 밤이면 바닷가에 앉어 흐느끼는 사나이 하나 있음을 너는 아는가 달도 없는 어두운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바다. 무엇이 설레 이토록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것일까. 바다의 몸부림에 물고기들도 잠자리가 괴롭다. 밤이면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바다 곁에 앉은 사나이 또한 흐느끼고 있다. 밤바다의 일렁임이 귓가에 가득하기만 하다. 김동석은 인천 출신 시인이며 수필가이자 문학평론가이다. 조선문학가동맹에 가담하여 비평가로 활동하며 주간 '상아탑(象牙塔)'을 간행하였고, 시집 '길'(1.. 2023. 7. 6. 이전 1 ··· 4 5 6 7 8 9 10 ··· 32 다음